지난 2월 26일, 1953년 형법 제정으로 도입된 간통죄가 62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7대2의 의견으로 간통죄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간통죄는 폐지되었다고 가정의 행복한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간통은 사랑하는 배우자에게 씻을 수 없는 정신적 상처를 주고, 가정을 파괴하는 행위라는 사실은 변함없습니다. 결혼한 사람은 자기 배우자에 대해 정조를 지킬 의무가 있습니다. 간통죄가 폐지되자마자, 불륜을 알선해주는 글로벌기업 애슐리매디슨이 한국에 공식 진출을 선언했습니다. 애슐리매디슨은 세계 36개국, 2500만 명이 이용하는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입니다. 지난 해 한국에 들어 왔다가 간통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쫓겨났는데, 간통죄 폐지 소식에 다시 들어온 것입니다. 애슐리매디슨은 접속이 차단된 기간에도 이미 한국에서 10만 명 이상이 가입했다고 밝혔습니다. 불륜을 조장하는 문구로 매일 수천 명의 회원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가정을 지키는 길은, 부부가 서로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부부 사랑의 핵심은 부부 대화입니다. ‘사랑한다’는 애정 표현이나 서로 칭찬과 격려를 ‘거의 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0대가 50%, 60대는 62%라는 통계가 있습니다. 결혼생활 기간이 길어질수록 대화 시간이 점점 짧아지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대화할 시간이 없어 그런 것이 아닙니다. 대화의 중요성을 모르거나 대화법을 잘 몰라 그렇습니다. 일선에서 은퇴해 시간이 충분한 부부들이, 대화보다 부부 싸움을 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점이 그것을 증명합니다. 평소 마음이 통하는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다 보니, 오가는 말마다 엇박자가 나는 것입니다. 따뜻한 부부 대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배우자의 성별 특징(性別 特徵)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남자로서의 남편과 여자로서의 아내의 특징을 잘 알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남자의 특성상 많은 남편들이, 말을 걸어오는 아내를 성가신 존재로 여깁니다. 특히 중장년층 남성의 경우, 아내의 말을 ‘쓸데없는 잔소리’로 여겨 묵살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미국 언어학자 데버러 태넌(Deborah Tannen)에 따르면, 남성은 정보 전달을 위한 ‘리포트 토크(Report Talk)’를 선호하는 반면, 여성은 친밀함을 확인하기 위한 ‘래포 토크(Rapport Talk)’를 좋아합니다. 여성들에겐 ‘말하는 행위’ 자체가 중요합니다. 남자에겐 ‘본론’이 중요하지만, 여성에게는 그날 일어났던 모든 일과 그것에 대한 자기 느낌 등 전부가 ‘본론’입니다. 여성이 말이 많은 이유는 그만큼 들어주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아내는 자기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남편에게 만족을 느낍니다. ‘빨리 본론을 이야기하라’며 말을 끊는 남편을 볼 때, 좌절감을 느낍니다. ‘들어주는 순교(?)’만 잘 해도, 남편은 아내에게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