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진 선장이 지난 16일 三無(無동력/바람의 힘만으로, 無원조/아무런 외부 지원 없이, 無기항/어느 항구에도 정박하지 않은 채)로 요트 세계 일주에 성공하고 무사히 귀항했습니다. 요트를 몰며 무려 210일 동안 피지, 케이프혼, 그리고 바다의 에베레스트 남아프리카의 희망봉까지 돌면서 4만1900㎞를 항해했습니다. 세계에서 6번째로 달성한 대기록도 쾌거이지만, 귀항을 앞두고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앞으로 더 겸손해져야겠다.” 그는 항해 중에 거대한 파도에 부딪쳐 요트가 두 번이나 뒤집히는가 하면, 바람이 없어 13시간 동안 꼼짝없이 바다 한가운데 둥둥 떠 있었던 적도 있다고 합니다. 그는 거대한 자연 앞에서 연약하기 짝이 없는 인간의 존재를 실감하면서 ‘겸손’의 의미를 온 몸으로 체험했을 것입니다. ‘관해난수(觀海難水)’라는 한자어가 있습니다. ‘바다를 본 사람은 물을 함부로 말하지 않는다’ 작은 시냇물이나 저수지밖에 본 적이 없는 사람은, 자기가 마치 물에 대해 다 아는 것처럼 떠벌리는 반면, 깊고 넓은 바다를 본 사람은 물에 대해 함부로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성숙해질수록 겸손해지기 마련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은 책 한 권밖에 읽지 않은 사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책 한 권을 읽어 놓고는 자기가 그 주제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는 것처럼 떠드는 사람이 있습니다. 반면 책에 파묻혀 사는 사람은 어떨까요?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모르는 것이 점점 더 많아집니다. 그래서 자기 의견을 함부로 말하지 않습니다. 뭔가 하나라도 더 배우기 위해 이야기하기보다는 듣기에 힘씁니다. 목회에 대해 가장 자신만만한 때가 언제일 것 같습니까? 목회 초년병인 교육전도사(신학생) 때입니다. 신학교에 입학해 신학을 공부하다 보면, 자기가 마치 성경 박사가 된 줄로 착각하기 쉽습니다. 더구나 혈기방장(血氣方壯)하고 열정이 넘치는 나이이다 보니, 담임목사의 목회나 설교가 답답해 보이기도 합니다. 자기가 목회하면 담임목사보다 훨씬 잘 할 수 있을 것처럼 생각됩니다. 그러나 강도사가 되고, 부목사가 되고, 담임목사가 되어 목회를 하다 보면 생각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세상 일은 10년 정도만 계속하면 전문가 소리를 듣습니다. 그러나 목회는 그렇지 않습니다. 하면 할수록 점점 더 어렵게 느껴집니다. 나이가 들어 은퇴하는 목사님들이 자주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이제야 목회가 뭔지 알겠어. 이제 다시 목회하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 목회 초년병일 땐 그게 무슨 뜻인지 잘 몰랐습니다. 그러나 이제 저도 조금은 그게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습니다. 주님의 은혜와 성도님의 사랑으로 초대교회를 회복을 위해서 온 힘을 쏟아 붓는 휴스톤서울교회에 와서 어떻게 교회가 회복되는지를 보니 감동 그 자체입니다. 이후에 주님 앞에서 섰을 때에 “예야! 무엇하다 왔니?”하시면 “예! 제가 주님께서 원하시는 교회, 피로 값주고 사신 교회, 하나님께서 보여 주신 그 교회를 하다가 왔습니다.” 이 고백이 맑은샘 성도들의 고백이 되기를 기대하며 기도합니다. |